IT(정보기술)시대 이후에는 FT(퓨전기술)시대가 올 것이라고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이 최근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06'에서 밝혔다.

앞으로 5~10년 사이에 퓨전기술이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게 되며,이러한 FT시대에는 지금까지 진행돼 온 기술과 기기간 컨버전스(융·복합화)와는 다른 차원의 융합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그 골자다.

한마디로 IT와 BT(바이오기술),NT(나노기술) 등이 융합된 'FT'가 미래의 기술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른바 '융합기술'로 불리는 FT의 중요성에 대해선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IT와 BT 등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기술집약산업 등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임은 물론이다.

미국 과학재단(NSF)의 발표에 따르면 IT와 NT를 융합한 나노응용반도체 시장은 앞으로 10년 후 3500억달러 규모에 이르며,BT와 IT의 융합시장 또한 60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과학기술기반 및 인프라 구축,인력양성 및 기술혁신 촉진(促進) 등 융합기술을 신산업 창출로 연결짓기 위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는 그동안 국가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융합기술을 육성하고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추진해오지 못해 왔으며,과학기술 분야의 관련 부처별로 기존의 IT BT NT분야 R&D 프로그램과 연계한 소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게 고작이다.

더욱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부해 온 우리의 IT산업은 근래 들어 미국 등 선진국의 공세(攻勢)에다 후발국인 중국의 추격 등으로 인해 자칫 넛 크랙커 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융합기술 분야의 취약한 기초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산·학·연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IT분야 경쟁력의 원천(源泉)은 바로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각종 규제완화를 통해 설비투자 확대 등을 지원하는 등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보다 힘을 쏟아야 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신기술 융합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우수 인력확보와 인프라 구축 등 장기적 투자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