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정립 문제가 경의선 및 동해선 열차 운행 등 남북 관계 진전에 큰 걸림돌로 떠올랐다.

권호웅 장관급회담 북측단장은 26일 이종석 통일부 장관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 "서해 해상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해상경계선을 확정하는 문제가 선결 과제"라며 "열차 시험운행이 중단된 것은 남측군부가 이 같은 문제를 완전히 외면한 데 근본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북측이 열차 시험운행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이유로 내세웠던 군사보장조치 미비와 불안정한 남측 정세는 근본 문제가 아니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군부가 이 시점에 NLL문제를 꺼낸 이유는 남한이 미국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롭고 독립적인지를 확인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3월 3차 장성급회담과 지난 16∼18일 제4차 장성급회담에서 북한은 유엔사가 1953년 정전협정 때 만든 NLL을 폐지하고 군사 분계선을 새로 정하자고 제안한 반면 정부는 군사분계선을 논의하되 국방부 장관 회담을 따로 열어 결정하고,기존 NLL을 존중하는 원칙에서 하자고 맞서 회담이 무산됐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