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중·소형 주택을 분양했던 일부 건설업체들이 발코니 트기 공사를 하면서 당초 입주자 모집공고에서 밝힌 것과는 달리 당첨자들로부터 부가가치세를 별도로 받고 있어 편법 부당이득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들 업체와 발코니 트기 계약을 마친 당첨자들이 부가세로 내는 추가 비용은 가구별로 최저 10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분양아파트(더원,721가구)를 공급했던 이지건설은 입주자 모집공고에는 발코니 트기 공사비용에 '부가세 포함'이라고 표기했으나 실제로는 계약자들에게 부가세를 따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임대아파트(로제비앙2단지,470가구) 공급업체인 진원이앤씨는 당초 모집공고에는 부가세 포함 여부를 밝히지 않고 부가세를 별도로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 중·소형 공급업체는 10개사로 6개 분양주택 건설사의 경우 이지건설을 제외한 5개사는 입주자 모집공고에 '부가세 별도 부과' 방침을 밝혔으며,임대주택 4개사는 부가세 부과와 관련해 모두 아무런 표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가세를 별도로 받는 7개 업체 계약자들이 모두 발코니 트기를 원할 경우 추가로 내야 하는 부가세액은 모두 58억8341만~59억2991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이지건설 관계자는 "입주자 모집공고에 '부가세 포함'으로 돼 있는 문구는 인쇄 과정에서 '부가세 별도'가 잘못 표기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현재 발코니 트기 계약자들에게 '부가세 별도'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정공고를 하지 않은 만큼 당초 공고와 달리 부가세를 따로 받는 것은 분명한 '불법'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진원이앤씨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현행 부가세법에는 따로 표시하지 않을 경우 부가세가 포함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마철현 세무사는 "통상 부가세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으면 부가세가 포함된 가격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 모집공고에 부가세 표기가 없는 판교 주공아파트는 부가세를 별도로 받지 않을 계획이다.

일부 업체의 이 같은 부가세 편법 부과는 성남시가 분양승인 과정에서 분양가를 과도하게 깎자 이를 보상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발코니 트기 공사는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아 분양승인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입주자 모집공고 작성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해당 업체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우리은행 안명숙 PB는 "발코니 트기 공사도 사실상 분양가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부가세 포함 여부를 분명히 밝히는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