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발(發) '강남권 집값 버블론'이 제기된 지 일주일이 지난 20일 강남과 분당 부동산시장에서는 매수세가 거의 끊긴 상태다.

집값이 지난해 말 이후 수억원씩 급등한 만큼 "어느 정도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투자용 수요가 많았던 일부 재건축단지는 잇단 정부 규제책 등에 부담을 느껴 매물이 종전보다 소폭 늘어 호가도 아파트에 따라 2000만~3000만원에서 최고 5000만원 정도 떨어진 상황이다.

○재건축 호가하락 두드러져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는 매물이 늘면서 지난 한 주 사이 평형별로 2000만~5000만원가량 호가가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같은 곳은 현재 매물이 30개가량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동 J공인 관계자는 "매수세가 없어 매물이 계속 쌓이면서 시세도 평형별로 5000만원가량 내려 현재 34평형이 11억원 선,35평형은 12억~12억5000만원 선"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달 말 9억7000만~9억8000만원 선이었던 31평형 가격이 현재 9억5000만원까지 내려앉았다.

대치동 J공인 관계자는 "지금처럼 사겠다는 사람이 없는 상태가 계속되면 매물이 좀 더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세 낮춰야 숨통

반면 고가 및 주상복합 아파트 소유주들은 상대적으로 냉담한 모습이다.

삼성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이파크 50평대에 살고 있는 한 3주택자의 경우 양도차익의 85%를 세금으로 내고 나면 30평대로 줄여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더라"면서 "매물이 정말로 나오게 하고 싶으면 거래비용을 낮춰 퇴로를 터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치동 동부공인 김범수 팀장은 "동부센트레빌의 경우 호가가 일부 조정되기는 했지만 올 들어 매달 거의 1억원씩 올랐던 점을 생각하면 많이 빠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급락은 없을 것' 버티기

향후 집값에 대해서는 "단기적 조정은 피할 수 없지만,급락은 없을 것이며 하락세가 장기화되지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센트레빌공인 이규정 사장은 "지금 팔면 양도세가 얼마 나오겠느냐는 문의 전화가 늘었다"면서 "실제로 팔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집주인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경제원칙에 따라 조정을 거칠 수는 있겠지만 몇 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은·노경목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