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부동산시장이 일본의 10년 전 버블 수준에 이른 상태는 아니지만 거품을 형성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그러나 버블이 커지면 가격이 높은 가운데 거래는 극도로 부진한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을 거친 뒤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국내 부동산,일본형 버블과의 유사점과 차이'보고서에서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 주택담보 대출 등을 통해 거품 형성을 주도한 가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이는 개인파산 증가와 내수 위축,금융기관 건전성 악화 등으로 이어져 '가계발(發) 복합 불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1983년부터 1991년까지 중소 부동산업자 주도로 오피스용 토지 가격이 급등한 반면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가계 주도로 주택 가격이 오르는 차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6~1991년 일본 6대 도시의 평균 지가가 3배가량 폭등한 반면 한국의 주택가격지수는 2002년 1월 이후 지난 4월까지 평균 25% 올랐고 서울 강남지역(한강이남) 아파트 값은 이 기간 중 74.9% 상승하는 데 그쳤다.

크기와 규모 측면에서 한국의 버블은 1990년대 터진 일본의 버블보다 작다는 얘기다.

그러나 저금리 등 경기 회복을 위한 금융완화 정책과 은행권의 경쟁적 부동산 관련대출 등 거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매우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인구와 주택수요 증가세가 계속 둔화되는 반면 정부의 장기 주택공급계획에 따라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50만가구의 주택이 공급될 경우 부동산 초과수요 현상은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