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의 불로 떨어진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한 선진국의 사례와 해법을 한국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7일 신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임명된 권태신 전 재정경제부 제2차관(57)은 "선진국 클럽인 OECD 회원국들의 정책 경험을 한국에 적극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대사는 "특히 저출산 문제는 소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소득수준을 거쳐간 선진국들의 경험이 유용하다"며 "그들의 정책 사례를 잘 연구하면 우리에게 효과적인 대응책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10주년이 되는 한국의 OECD가입에 대해선 "지난 1996년 OECD에 가입한 것은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당연한 결정이었다"며 "이를 계기로 국민 삶의 질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경제정책의 질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OECD가입을 위해 금융시장을 서둘러 개방했던 게 외환위기를 촉발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오비이락(烏飛梨落)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권 대사는 현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경제대국인 중국과 고도 기술 선진국인 일본 사이에 낀 한국이 한·미FTA를 추진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사의 문제"라며 강한 소신을 밝혔다.

행시 19회로 재무부 경제협력과장 국제기구과장,재경부 국제금융국장 국제업무정책관 등 주로 대외정책 업무를 맡아온 권 대사는 "개방과 경쟁을 통해 한국을 세계 모든 기업들이 투자하고 싶은 나라로 만드는 게 개인적 소망"이라고 말했다.

권 대사는 18일 OECD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로 부임한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