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과 아프리카에 이어 이번에는 미개척 시장인 동유럽 건설시장을 조망해보고 앞으로 동구권 국가들의 EU가입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성진 기자가 현지에서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동유럽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스티.
부쿠레스티는 광풍처럼 불어닥친 자본주의의 흔적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반면 수도를 조금만 벗어나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가로지르면 주인 없는 땅과 노후화된 공장을 통해 옛 공산주의의 흔적 또한 엿볼 수 있어 체제 붕괴 후 혼란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SK건설은 이처럼 변화와 혼란을 동시에 겪고 있는 루마니아에서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석유화학 플랜트 공장을 준공해 유럽 시장 진출의 서막을 올렸습니다.
부쿠레스티 북서쪽 아르페킴 정유 공장내에 위치한 SK 루마니아 공장.
SK건설은 총사업비 4600만달러로 미개척 시장인 동유럽에서 당초 계약보다 2개월 앞당겨 준공해 한국 건설업체의 위상을 드높였습니다.
인터뷰) 손관호 SK건설 부회장
"유럽의 쟁쟁한 기업들과 경쟁해서 SK가 이것을 수주했고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앞으로 SK를 포함한 한국 건설업체들의 유럽 진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EU 가입을 앞둔 동유럽 국가들이 점점 엄격해져가는 유럽 환경기준을 맞추기 위해 낡은 공장 설비를 현대화하는 추세로 앞으로 이 같은 발주 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대식 주 루마니아 대사
"루마니아는 내년 1월부터 EU가입한다. 따라서 최근 4~5년 동안 과거 공산주의 시절을 거치면서 낙후되었던 모든 시설들을 교체하고 있고 EU가입 협정이 진행되면서 서유럽쪽에서 많은 자본이 들어오고 있다."
SK건설은 유럽 첫 프로젝트 성공으로 발주처의 신용을 얻은 데다 발주처인 페트롬사가 공사 진행 중 중부유럽 최대 석유회사인 오스트리아 오엠파우(OMV)에 인수돼 앞으로 유럽내 수주 활동에도 보다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인터뷰) 슈하츠 군터 OMV 루마니아 현장소장
"SK건설이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요구하는 품질을 물론 특히 공기에 대한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다. 따라서 앞으로 OMV나 페트롬에서 발주하는 공사에 SK가 필히 초청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전망이 전부 장미빛만은 아닙니다.
루마니아를 포함한 동구 국가들이 EU 가입을 서두르고 있어 그만큼 건설 물량이 급증한 것도 사실이지만 반면 까다로운 EU기준 적용으로 높아진 진입장벽이 변수입니다.
무엇보다 한국업체들은 유수의 유럽 건설사, 나아가서 유럽공동체 전체와도 경쟁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윤주영 KOTRA 루마니아 관장
"EU 기업들에 대한 우선권을 주고자 하는 정책들이 걸림돌이다. 이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EU의 장벽을 넘어서 우리 기업들이 동유럽 시장을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보여진다."
이런 시장 변화에 대해 SK건설은 장점을 최대한 살려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입니다.
인터뷰) 이병증 SK건설 루마니아 현장소장
"EU에 이번에 동유럽이 가입하면 시장 진입장벽은 높아질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기술적 우위와 시공측면에서는 값싼 노동력을 가지고 경쟁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현재 호황을 누리고 있는 중동 건설시장도 언젠가는 꺾이는 만큼 그 이후를 대비해서도 동유럽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입니다.
인터뷰) 손관호 SK건설 부회장
"SK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중동분야에 집중을 해야겠지만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시장 다각화이다. 지금이 남들이 조금 신경을 덜 쓰고 있는 신규시장, 대표적으로 동유럽 그리고 중남미나 아프리카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기자 스탠딩>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이제는 새로운 유럽공동체 가입을 위해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동유럽.
서유럽의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노후화된 공장 교체수요가 겹치면서 한국 건설업체들에게는 매력적인 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루마니아 부쿠레스티에서 WOWTV-NEWS 김성진입니다.
김성진기자 kims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