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에서 분가한 LG GS LS 등 범(汎) LG그룹의 회사들이 '블루오션' 사업에서 그룹 분할 이후 처음으로 손을 맞잡았다. 역할 분담을 통한 신 협력체제 구축이다.

LG는 16일 LG GS LS 등 3개 그룹 산하의 10개 회사가 △유비쿼터스도시(U-City) △RFID(전자태그)/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룹별로 추진 중인 미래성장사업에 대해 역할을 나눠 중복을 피하는 동시에 상호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에서다.



◆범 LG가(家),미래성장산업 교통정리

3개 그룹이 역할 분담을 확정함에 따라 U시티 및 RFID분야에서 △LG그룹은 소프트웨어와 소재,통신기반서비스를 제공하고 △LS는 이를 적용한 모듈 개발 △GS건설은 실제 건물과 도시에 기술을 적용하는 '3각 분업체제'를 갖추게 됐다. 3개 그룹이 RFID사업에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한 것은 RFID가 미래 유통혁명을 가져올 핵심 기술인 데다 최근 LG와 LS가 중복 사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기 때문.

RFID는 무선주파수로 물건과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로 기존 물류시스템을 대체할 신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LG그룹에서는 LG이노텍이 모바일 RFID 모듈 중심의 제품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 LS그룹에서는 LS산전이 지난해 충남 천안에 국내 최초의 RFID태그 공장을 짓고 미래 핵심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양측의 사업영역이 다르지만 같은 RFID 부문이라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그룹 분할 이후 '겹치기' 투자가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3개 그룹 관련 계열사들이 2004년 7월 협력포럼을 발족한 이후 최근 12차 포럼에서 역할 분담을 확정하기까지 논의를 진행한 것도 상호 사업영역 분담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3개 그룹은 당장 U시티 사업이 진행 중인 송도국제업무단지 프로젝트에서부터 공동 전선을 구축,수주전에 나선다.

◆기존 사업에서도 상호불가침?

2003년,2005년 3개 그룹으로 나뉜 뒤 일부 분야에서 중복 논란이 제기된 LG그룹의 옛 식구들이 이번 협력을 계기로 사업공조를 확대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분사 당시 일정 기간 서로의 사업영역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산업이 갈수록 세분화,고도화되면서 자연스레 중복영역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LG화학의 핵심분야인 연료전지부문에 GS계열인 퓨어셀이 참여하고,양극화 물질 등 소재분야에서는 LG화학과 LS전선이 일부 겹치는 양상이다.

LG 관계자는 "기존 사업영역에서 불필요한 경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 포럼 등 협의체의 논의를 통해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