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파괴의 집적이다. 나는 그린다,그리고 곧 파괴한다."

파블로 피카소(1881~1973)는 작품활동 자체를 창조적 파괴로 봤다.

그는 새로운 조형질서를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탐구한 도전의 예술가다.

피카소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회 3건이 거의 동시에 열린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의 '피카소전'(17일~6월4일)을 비롯해 아트파크 갤러리가 기획한 '피카소 판화와 도자기 작품전'(20일~6월 3일),서울시립미술관의 '위대한 세기-피카소전'(20일~6월3일) 등이다.

갤러리 현대는 서울 사간동 두가헌에서 피카소 유화작품 13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에는 피카소의 아틀리에를 비롯해 모델,자화상,작업공간을 소재로 그린 정물화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아틀리에(80.5×64.7cm)'와 '아틀리에의 창문(34.9×27cm)'은 아틀리에야말로 화가의 교감이 형성되는 장소이자 아이디어가 잉태되는 공간임을 잘 보여준다.

그의 정물화는 대부분 폴 세잔의 영향을 받았다.

1944년에 그린 '촛불이 있는 정물(60×92cm)'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사회의 암담함을 달래주기 위해 평온함을 표현했다.

1960년대 작품 '분홍빛 누드(65×81cm)'는 두 번째부인 자클린 로크를 그린 것이다.

아트파크는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내 갤러리H에 피카소의 에칭(판화)과 도자기 작품 40여점을 모아 특별전을 마련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위대한 세기-피카소' 전시회에서는 그의 유화작품 5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