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또 기업인 설문조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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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작년보다 9단계 밑인 세계 38위로 추락했다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보고서가 공표된 11일 정부는 그 결과를 순순히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재정경제부는 별도 자료를 통해 "IMD 평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한 다른 국제평가기관의 (좋은) 평가와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이례적"이며 "이는 평가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항목이 기업인 설문조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설문조사 시점인 지난 2월에서 3월 중순 사이 고유가와 환율급락,국가채무논쟁,양극화 논란 등이 벌어졌던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방식과 시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이런 태도는 어제 오늘 일만도 아니다.
2년 전 당시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IMD평가 때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낮게 나오는 건 기업인들이 설문조사에서 누워 침 뱉기식 응답을 하는 탓"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은 한국의 경쟁력이 높은데 기업인들이 정부에 비판적으로 응답해 경쟁력 순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불만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IMD가 보는 국가경쟁력 척도가 무엇인지 안다면 그건 잘못된 인식이란 걸 알 수 있다.
IMD는 국가경쟁력을 '기업경쟁력을 지속시킬 수 있는 여건들을 창출하고 유지할 수 있는 국가 능력'으로 정의한다.
그 나라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지 아닌지로 국가경쟁력을 잰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선 그 나라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게 당연하다.
각종 경제통계와 함께 기업인 설문결과를 50%나 반영하는 건 오히려 적절한 평가방식인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가경쟁력 추락의 주범이 정부 비효율이란 IMD의 평가를 인정하고 근본 대책을 궁리하기는커녕 '설문 탓'만 하고 있다.
한때 IMD 한국파트너였던 한 민간 연구원 원장은 "기업들이 경영환경 설문에 부정적으로 답하는 걸 문제 삼기 전에 긍정적으로 답하도록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참담하게 추락한 국가경쟁력 순위를 정부가 겸허히 수용해야 국가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란 조언이다.
차병석 경제부 기자 chabs@hankyung.com
재정경제부는 별도 자료를 통해 "IMD 평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한 다른 국제평가기관의 (좋은) 평가와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이례적"이며 "이는 평가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항목이 기업인 설문조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설문조사 시점인 지난 2월에서 3월 중순 사이 고유가와 환율급락,국가채무논쟁,양극화 논란 등이 벌어졌던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방식과 시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이런 태도는 어제 오늘 일만도 아니다.
2년 전 당시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IMD평가 때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낮게 나오는 건 기업인들이 설문조사에서 누워 침 뱉기식 응답을 하는 탓"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은 한국의 경쟁력이 높은데 기업인들이 정부에 비판적으로 응답해 경쟁력 순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불만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IMD가 보는 국가경쟁력 척도가 무엇인지 안다면 그건 잘못된 인식이란 걸 알 수 있다.
IMD는 국가경쟁력을 '기업경쟁력을 지속시킬 수 있는 여건들을 창출하고 유지할 수 있는 국가 능력'으로 정의한다.
그 나라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지 아닌지로 국가경쟁력을 잰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선 그 나라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게 당연하다.
각종 경제통계와 함께 기업인 설문결과를 50%나 반영하는 건 오히려 적절한 평가방식인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가경쟁력 추락의 주범이 정부 비효율이란 IMD의 평가를 인정하고 근본 대책을 궁리하기는커녕 '설문 탓'만 하고 있다.
한때 IMD 한국파트너였던 한 민간 연구원 원장은 "기업들이 경영환경 설문에 부정적으로 답하는 걸 문제 삼기 전에 긍정적으로 답하도록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참담하게 추락한 국가경쟁력 순위를 정부가 겸허히 수용해야 국가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란 조언이다.
차병석 경제부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