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일 크렘린 궁에서 행한 연례 국정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에너지 시장에서 계속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집권 이후 일곱 번째인 푸틴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는 상·하 양원 의원과 각료,주요 종교 지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가 (국영 회사인 가즈프롬 등의) 천연가스 공급을 통해 유럽에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 "러시아는 글로벌 경제에서 경쟁해야 하며 따라서 모든 제품을 시장에 팔아야 한다"고 발언,에너지를 통한 패권 추구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연설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의 인구 감소 문제와 해결책에 할애했다.

그는 "지속적인 인구 감소는 러시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며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인구는 현재 1억4200만명이며 최근 1년간 70만명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에 따라 주택·의료·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두 자녀 이상 갖는 가정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안보 문제와 관련,푸틴 대통령은 "테러리스트에 의한 잠재적 핵무기 이용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강대국들이 전 세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안인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러시아 군대가 국제적 또는 국지적 수준의 분쟁 모두에 적절히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군 현대화와 국방비 증액 의사를 밝혔다.

또 부패 척결을 다짐하며 부패 관료는 반드시 처벌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