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두번째로 큰 한국의 해외건설시장.1970년대 말 리비아가 국제적으로 봉쇄당했을 때 한국 업체가 유일하게 시장에 침투,시장을 휩쓸었다.

지금까지 리비에서만 올린 건설수주액만 239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로 대한통운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빅3'가 자금난을 겪은 반면 리비아에 대한 유엔의 제재가 풀리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입지가 축소됐다.

하지만 최근 전열을 재정비,실지(失地) 회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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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리비아는 안방시장

트리폴리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떨어진 인구 60만명의 리비아 제2의 항구도시 벵가지(Benghazi).지중해에 접한 해안가에 대우건설이 시공 중인 발전소 건설공사가 한창이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억5700만달러 규모의 이 공사가 마무리되면 리비아 발전량(4500MW)이 6% 늘어나게 되며 이 지역의 고질적인 전력난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리비아에서도 벵가지는 대우건설의 안마당과 같은 곳이다.

1978년 리비아 진출 첫 작품이었던 벵가지 가리니우스 의과대학 신축공사를 시작으로 7000가구에 달하는 주택과 도로 건설,하수로 공사,직조공장 건설 등 모두 22억달러가 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도시 하나를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

지금도 병상수만 1300개에 달하는 리비아 최대 규모의 벵가지 중앙병원 공사를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 리비아 사무소 관계자는 "고부가 플랜트 중심의 선별수주를 통해 확고한 입지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대수로 공사 독점지위 재확인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1시간여 달린 끝에 도착한 타루나(Tarhunah) 지역.이곳에서 600km 떨어진 자바라 지역의 수원(水原)에서 타루나 인근의 아부지안까지 1일 80만t의 물을 공급하기 위해 직경 2.8m의 대형 수로관을 지하에 매설하는 공사가 섭씨 35도의 더위에서도 한창이었다.

전체 81km의 공정 중 19km 구간의 매설공사를 마친 상태.

1983년 이후 대한통운이 리비아 전역에 매설한 수로 메인 파이프 라인만 3600km. 이 수로관을 통해 1일 450만t의 물을 리비아 전역에 공급하고 있다.

2001년 5월 동아건설의 파산선고와 함께 대수로 공사를 떠안은 대한통운은 지난해 9월 2단계 공사를 끝마치고 공사예비완공증명서(PAC)를 받아냄으로써 리비아 정부의 '우려'를 말끔히 털어냈다.

한때 프랑스 빈치(Vinci)사가 프랑스 정부의 로비를 등에 업고 경쟁을 벌였지만 이를 따돌리면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리비아 정부와의 합작사인 ANC를 통해 78억달러 규모의 추가 공사물량을 확보했다.

대한통운은 대수로 공사와 연관된 도로 및 항만사업의 수주를 적극 추진하고 런던에 지사를 설립,물류 사업의 확대를 통해 공사의 고부가가치화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트리폴리·벵가지(리비아)=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