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가장 좋은 친구이자 골프코치이고 인생의 스승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입니다."

미국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골프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아버지 얼 우즈가 3일 74세를 일기로 전립선암으로 숨지자 자신의 홈페이지에 애끊는 사부곡을 올려 추모했다.

타이거에게 얼은 아버지 이상이었다.

베트남전 참전 퇴역중령 출신인 얼 우즈는 2000년 5월 한 인터뷰에서 "타이거가 두 살 때부터 골프 스윙을 지도했지만 아들을 결코 골프챔피언으로만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며 "골프와 인생 모두에서 승자가 되도록 가르쳤다"고 강조했다.

얼은 아들이 출전한 대회에 거의 빠짐없이 관전,영광을 함께했다.

타이거가 1997년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타이틀을 거머쥘 때에도 얼은 의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오거스타 경기장에 나와 퍼팅코치를 자처했다.

지난해 대회 때는 경기장에 나오지 못했지만 조지아주 오거스타까지 동행하는 열성을 보였다.

당시 이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네 번째 우승컵을 안은 우즈는 눈물을 터뜨리며 "이 대회에 우승할 때마다 아버지가 나를 활짝 껴안아 주었으나 오늘은 그가 나오지 못했다"면서 "빨리 집에 가서 아버지로부터 큰 포옹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정신적인 지주'였던 아버지를 잃은 타이거가 슬픔을 딛고 필드에서 다시 포효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용성 기자 h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