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2006 회계연도(2006.4~2007.3) 첫달인 4월 한달간 포트폴리오를 활발히 교체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중소형주를 집중매도한 반면 대형주 비중은 높인 게 특징이다.

주가가 많이 오른 중소형주를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동시에 주가 변동성이 작은 대형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안정적 수익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부 투자자의 환매로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1년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도 매도 배경으로 꼽힌다.

◆ 중소형주 차익실현 뚜렷

증시 큰손으로 꼽히는 미래에셋계열 운용사들은 4월 중 중소형주를 대거 처분했다.

물론 3월에도 매도는 있었다.

하지만 당시는 파는 만큼 사들이는 교체매매 차원이었지만 지난달엔 이를 뛰어넘는 대규모 처분이 많았다.

미래에셋자산과 미래에셋투신은 5% 넘게 보유 중인 주식 중 18개 종목의 지분율을 낮췄다.

반면 지분을 늘린 종목은 SKC 동양종금 데이콤 등 3개 종목에 그쳤다.

그나마 동양종금은 4월 말부터 매도로 돌아섰다.

주요 매도종목은 한진 풍림산업 인터파크 에이스테크놀로지 한솔제지 모젬 등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중소형주를 망라하고 있다.

SK케미칼 SKC 등 최근 주가가 급등한 중형주들도 주요 매도 대상에 올랐다.

KB자산운용 역시 4월 중 한양증권 인탑스 코다코 신원 우영 대호에이엘 등의 중소형주를 대거 처분했다.

특히 운용사들이 판 중소형주는 코스닥 소속이 많았다.

3일까지 지분변동 현황을 공시한 미래에셋 KB 마이다스 등은 코스닥시장에서 인탑스 우주일렉트로닉스 모젬 KH바텍 아모텍 테크노세미켐 등 정보기술(IT)부품·재료주,CJ인터넷 인터파크 등 인터넷주,디지털대성 동원개발 KCC건설 등 고배당·자산주를 대거 처분했다.

◆ 대형주로 교체매매 중인 듯

반면 대형주 매도는 많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래에셋의 경우 시가총액 상위 50위 이내 종목 중 대한항공 정도만 매도 리스트에 올랐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은 "주가가 1450 선에서 서너번 연속 밀리다보니 일부 환매요구가 발생해 많이 오른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차익을 실현했다"며 "중장기 상승전망이 여전한 대형주는 그대로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원기 KB자산운용 사장은 "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 자체가 대형주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대형펀드가 중소형주를 편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까닭에 한꺼번에 많이 살 수 있는 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환율하락으로 수출에 타격이 예상되다 보니 은행주처럼 대형주이자 내수주인 종목들에 대한 선호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닥종목 매도가 두드러진 데 대해 김기봉 CJ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코스닥의 주력인 IT업체들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라며 "작년 4분기처럼 자산운용사가 코스닥 중소형주를 대량 매수하며 급등을 이끄는 양상은 당분간 재연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백광엽·이상열 기자 kecorep@hakn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