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62)과 고려대 경영대학장인 장하성 교수(53)가 다시 한번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다.

윤 부회장은 2일 오후 고려대 LG포스코경영관에서 열린 '21세기 바른경영 가치경영'이란 수업에서 '기술 혁신과 경영'을 주제로 강의했다.

이날 강의는 윤 부회장이 지난해 "학생들에게 삼성의 경영을 가르쳐 달라"는 장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여 성사됐다.

두 사람은 1990년대 중반부터 재벌개혁 문제를 놓고 삼성전자 주총 때마다 창과 방패처럼 격돌하며 '앙숙'으로 통했던 사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두 사람은 여러 차례 서로간의 우정을 과시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도 장 교수는 강의에 앞서 윤 부회장을 "단순한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세계 경제의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한국의 보배"라고 소개했다.

윤 부회장도 강의 직후 "우리는 정말 친한 사이"라며 장 교수와의 우정을 과시했다.

한편 윤 부회장은 강의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나 환율급락 고유가 등 최근 경영 환경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윤 부회장은 환율 하락과 관련,"기업 입장에서 대책이랄 게 없으며 경쟁력을 높이는 게 최상의 방법"이라면서 "정부도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외평채) 등을 운용해 환율에 대응하고 있으나 뾰족한 방법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 등에서는 연말께 달러당 원화 환율을 900∼930원으로 보는데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엔화 강세도 나타나고 있어 더 문제"라고 덧붙였다.

윤 부회장은 "특히 이 같은 환율 하락은 중소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협력업체와의 상생 경영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