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에 이어 볼리비아도 석유산업을 국유화하기로 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해외 자원개발 노력이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분을 갖고 있는 베네수엘라 유전은 이미 지분이 줄어들었지만 아주 작은 규모이고,볼리비아 자원 개발에는 참여하지 않아 당장 타격은 없다.

문제는 중남미 지역의 자원 민족주의 바람이 다른 나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제 막 시작된 한국의 해외 자원 개발 전략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석유공사는 다음 달께부터 베네수엘라 오나도광구로부터 받게 되는 원유가 60%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공사는 1997년 오나도광구 개발에 참여했으며 현재 14.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광구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3000배럴이며 석유공사는 지분에 따라 420배럴가량을 배분받고 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정부가 외국기업의 유전광구 지분 중 60%를 가져가기로 함에 따라 석유공사의 지분은 5.64%로 줄어들게 됐다.

연간으로는 9만배럴 이상,배럴당 70달러로 치면 630만달러 이상 손실이 불가피하다.

볼리비아엔 동원이 유전개발을 시도했으나 철수해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

동원 관계자는 "경제성이 의심스런 상태에서 지난해 볼리비아 정부가 로열티를 18%에서 50%로 대폭 올려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페루.석유공사와 SK㈜ 대우인터내셔널이 공동 진출한 8광구(한국측 지분율 40%)에선 하루 2만배럴이 생산돼 한국기업이 8000배럴을 배분받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페루 내부에서 국유화 목소리가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중남미보다 진출이 훨씬 많은 아시아 및 아프리카에서 자원 민족주의가 번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대규모 가스전 개발을 진행 중인 미얀마에선 지난달에도 대우인터내셔널의 철수를 주장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석유공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아시아에선 베트남과 미얀마 △아프리카에선 나이지리아 △중앙아시아에선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의 사할린 및 캄차카 등지에서 유전 탐사 등 자원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