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펀드로 POSCO 지분 7.86%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 얼라이언스번스틴은 포스코의 경영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커트 쇼크넥트 수석부사장은 2일 "POSCO는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으로 세계 이머징마켓 철강업계에서 최고"라며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장기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쇼크넥트 부사장은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얼라이언스번스틴의 아시아 투자 전략 세미나에 참석, POSCO의 지분 취득 배경을 묻는 질문에 "경영 참여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운용자산 규모가 6000억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투자회사로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다. 리서치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공격적인 자산운용보다는 가치주와 성장주 중심의 장기 투자를 선호한다. 국내에서는 POSCO 외에 기업은행(5.03%) 호남석유화학(10.67%) 한화석화(7.50%) 현대산업개발(3.30%)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POSCO의 경우 지난해 말 지분율이 5.72%에 머물렀으나 올 들어 지속적으로 장내 매입,지분율을 늘려가고 있다.

쇼크넥트 부사장은 "POSCO는 비핵심 자산 처분이나 자사주 매입,안정적인 배당정책 등으로 주주가치 증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며 "장기 투자전망이 시장에 알려진 것 이상으로 좋은 기업"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그러나 최근 세계 철강업계 인수·합병(M&A) 이슈와 관련,POSCO의 M&A 가능성에 대해선 "노 코멘트"라고 답을 피했다.

쇼크넥트 부사장은 "한국은 퇴직연금 등 간접투자 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다"며 "한국 내 운용업에 직접 진출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이미 전 세계 가치주와 성장주 등에 투자하는 스타일펀드를 국내에 들여와 은행과 증권사 등을 통해 판매 중이다. 그는 "현재 인도와 중국 등 특정 지역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앞으로는 가치주와 성장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갖춘 스타일펀드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하이=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