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자금 수사가 대선자금 수사로 이어지는 듯한 분위기다.

검찰이 확보한 비자금 입출금 리스트에 따르면 공교롭게 현대차의 비자금 저수지로 알려진 계열사 글로비스에서 뭉칫돈이 나간 시점이 2002년 대선 때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비자금이 대선자금으로 동원됐는지에 대한 사실 여부를 떠나 시기상으로 오해를 살 소지가 있는 대목이다.

검찰이 이번 주부터 비자금 용처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어 현대차 사건이 대선자금 수사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검찰 행보에 석연찮은 대목이 있다.

사건을 수사하다보면 수사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틀어질 수 있다고 했지만 검찰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검찰은 그동안 대선자금 수사를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지만 수사 초기 단계에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검찰이 대선자금 전면 수사로 방향을 바꿀지는 아직 미정이다.

검찰의 의도가 무엇인지도 분명히 드러난 것은 없다.

하지만 항간에 떠도는 '표적 수사'가 자꾸 머리 속을 맴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부 차장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