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갈라진 지 61년 만에 광물자원 분야의 첫 합작 사업이다.
이를 계기로 남한 기업의 북한 광물자원 개발사업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광업진흥공사는 27일 북한 황해남도 연안군 정촌리에서 북한 명지총회사와 공동으로 정촌흑연광산 준공식을 가졌다.
광진공은 이 광산에서 생산된 흑연을 하반기부터 반입키로 했다.
이 광산에서는 연간 3000t의 흑연이 생산되며 향후 15년간 매년 1830t(8억원 상당)씩 국내에 반입된다.
이는 국내 수요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흑연은 내화재,건전지,자동차 브레이크 라이닝 등에 널리 사용된다.
2003년 3월 광진공과 북한 명지총회사가 공동 개발키로 합의한 이 광산은 정밀조사와 사업성 평가를 거쳐 지난해 4월 선광장(광물을 골라내는 작업장) 건설 작업을 시작,1년 만에 마무리됐다.
총 투자액은 1020만달러로 남북이 50 대 50으로 현물 투자했으며 광진공은 채광 운반 및 선광시설을,명지총회사는 부지 토목시설 전력 및 용수시설 등을 맡았다.
이날 준공식에서 박양수 광진공 사장은 "정촌흑연광산은 남측의 자본과 기술에 북한의 광물자원과 노동력이 조화된,분단 이후 가장 성공적인 경제협력 사업 중 하나"라며 "흑연 외에 마그네사이트 아연 철 등에 대한 공동 개발도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구자명 LS니꼬동제련 부회장,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노명일 삼표 사장,하명식 삼탄 사장,김송운 수출보험공사 사장 등 남한 기업인 150여명과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 관계자 150여명 등 모두 300명이 참석했다.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는 이에 앞서 지난 26일 평양 양각도 국제호텔 대회의장에서 방북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첫 투자설명회(남북경제인 투자협의회)를 갖고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춘근 민경련 부회장은 "어떤 광물을 어떤 시기에 개발하는 게 좋은지에 관한 국가적인 계획이 (북한에) 있다"며 "남측이 개발에 참여하기를 원한다면 탐사 등을 통해 확보한 기초 자료를 다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에너지 가스를 제외한 모든 광물자원 협력사업에 대한 남측 창구를 광진공으로 일원화할테니 광진공을 통한 제의에 대해서는 신뢰해달라"는 박 사장의 요청에 "그렇게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남측이 검토 중인 광물자원 협력사업으로는 △평북 용문탄광(무연탄) △함남 검덕광업연합기업소(납 아연) △함남 룡양광산(마그네사이트) △20여개 인회석 광산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정촌=공동취재단·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