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어제 파주에서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7세대 LCD 공장 준공식을 가짐으로써 우리나라는 앞으로 LCD 강국으로서의 위상(位相)을 크게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가 39%를 차지하고 있는 LCD는 지난해 수출액이 157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5.5%, 전자산업 수출의 15.3%를 차지하고 있고 관련 고용인력만 6만~7만명에 달할 정도로 그야말로 우리 경제의 전략품목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사뭇 크다.

LG필립스LCD 파주공장은 삼성전자 탕정공장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7세대 공장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큰 유리기판을 사용, 향후 급성장하는 LCD-TV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경쟁국들을 따돌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LCD 분야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우리나라 대만 일본이 치열하게 경합(競合)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여세를 몰아가면 8세대 LCD 투자계획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파주지역이 디스플레이 혁신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게 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앞으로 파주 LCD단지, 부품ㆍ소재를 공급하는 중소업체들의 협력단지, 그리고 완제품을 제작하는 LG전자 등으로 이어지는 세계적으로도 손색없는 클러스터를 기대해 볼 만하다. 대ㆍ중소기업 협력도 이렇게 신규투자가 활발히 일어날 때 더욱 공고해지는 법이다.

LG필립스LCD 파주투자가 이루어지기까지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수도권 입지 규제가 큰 장애요인이 됐던 것이다. 때문에 수도권 입주가 가능하도록 외국인투자기업의 투자비율 조정, 공장 신ㆍ증설 시한 연장 등 해당 지자체와 정부의 협력과 노력이 없었다면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파주공장은 그런 점에서 좋은 선례(先例)가 됐으면 한다. 세계시장의 경쟁상황, 혁신 클러스터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규제 적용의 유연성을 발휘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