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및 기초과학이 강한 서강대와 의과대학을 보유한 가톨릭대학의 통합 논의는 이미 1980년대부터 제기됐으나 최근 두 학교가 실질적인 실무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서강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를 만나 국·공립 대학 간 통폐합에 대한 정부 지원이 사립대 통합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문의했다.
또 최근에는 김순기 서강대 기획처장과 남궁성은 가톨릭대 의무부총장이 몇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통합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서강대와 가톨릭대의 통합 논란은 1994년 가톨릭대가 성심여대와 합칠 때에도 불거졌다.
두 대학은 모두 천주교를 기반으로 설립됐으며 서강대와 가톨릭대는 각각 예수회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산하 학교법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서강대 관계자는 "전체 대학을 평가할 때 의과대학이 없어서 연구비 규모 등에서 밀리는 측면이 있다"며 "중·장기적인 학교 발전 계획상 가톨릭 대학과의 통합을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검토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두 학교 실무진은 통합을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김순기 서강대 기획처장은 "대학의 발전계획을 짜는 위치에서 최근 가톨릭대 관계자를 만나 서강대와 가톨릭대가 합칠 경우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개인적 소견을 밝힌 것일뿐"이라며 "두 학교의 교류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통합 문제는 재단이 결정할 중대 사안으로 현재 두 학교 모두 이런 논의 자체를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대 관계자도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두 학교의 통합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하나의 학교법인이 학교를 운영하도록 규정돼 있어 통합할 경우 서강대를 운영하고 있는 예수회나 가톨릭대의 천주교 서울대교구 중 어느 한쪽은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
중복 학과 통폐합,교수 등 교직원 정리,동창회나 총학생회 등의 통합 반대 움직임 등도 넘어야할 산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