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흥인지문(仁),돈의문(義),숭례문(禮),홍지문(智)의 사대문을 만들고 거기에 신(信)을 더해 보신각을 서울에 만들었다.
길고 긴 농경사회를 거쳐 산업사회로 들어갈 때,우리는 '근면·자조·협동'의 세 가지 새마을 정신을 자신에게 요구했다.
21세기의 새로운 정보화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어떤 재능이 요구될까.
세계적 석학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한국경제신문)가 그 답을 제시한다.
저자는 '지난 150년간 산업화·정보화 시대를 거쳐 오면서 우리는 인간의 육체적 능력으로 세워진 산업경제에서 인간의 좌뇌에 기반을 둔 경제,즉 논리력과 분석력이 요구되는 경제로 옮겨 왔지만 이제 21세기에는 인간의 우뇌에 의존하는 '하이컨셉(high-concept) 하이터치(high-touch)' 시대로의 변화를 맞이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 하이컨셉의 시대는 우리에게 어떤 능력이 요구하고 있는가.
다니엘 핑크는 디자인·스토리·조화·공감·놀이·의미의 여섯 가지를 꼽고 있다.
이들 조건을 갖춘 인재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첫째,디자인(design)력을 가져라.기능은 이제 충분하다.
시각적으로 아름답거나 좋은 감정을 선사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집에서 쓰는 토스터기를 생각해보자.사람들은 하루에 토스터기를 기껏해야 15분 정도 사용한다.
그 나머지 시간인 하루 1425분 동안 토스터기는 부엌에 진열돼 있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토스터기의 하루 시간 중 1%만이 기능상의 효용을 위해 사용되고,나머지 99%는 시각적 의미,디자인적 효용을 위해 쓰인다.
'이왕이면 다홍치마(同價紅裳)',사람들은 디자인으로 선택한다.
둘째는 스토리(story)이다.
우리 시대의 삶은 정보와 데이터로 넘쳐나고 있기에 강력한 메시지를 쏟아내는 단순한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왕비가 죽고 왕이 죽었다" 아니면, "왕비가 죽자 왕이 상심한 나머지 세상을 떠났다",어떻게 말하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은가.
이것이 스토리이다.
셋째와 넷째는 조화(symphony)와 공감(empathy)이다.
현 시대가 가장 많이 요구하는 능력은 '분석'이 아니라 '통합'이다.
즉 큰 그림을 볼 수 있고 새로운 전체를 구성하기 위해 이질적인 조각들을 서로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인 '조화',그리고 다른 동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유대를 강화하며,다른 이를 배려하는 정신인 EQ,'공감'이 필요하다.
다섯째는 놀이(play)다.
진지한 것만으로는 안 된다.
놀이도 필요하다.
웃음,명랑한 마음,게임,유머가 건강이나 사회적 성공을 위해 큰 도움이 된다.
다른 항공사들이 파산상태에서 비틀거리고 있을 때에도 성공적인 경영성과를 보이는 노스웨스트 항공이 "즐겁게 일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일에서도 좀처럼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는 펀(fun) 경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21세기 풍요의 시대에는 물질의 축적이 아니라 '의미(meaning)'를 찾는 사람이 돼야 한다.
"무엇으로 살 것인가의 문제는 해결됐지만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는 해결되지 못했다.
삶의 수단은 있으나 삶의 목적은 없다." 이제는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인생이 아니라,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미래를 지배한다.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남고 번성하기 위해 필요한 여섯 가지 재능.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불기(君子不器).즉 21세기 군자는 한가지 구실밖에 못하는 기물이나 기계가 아니라 '디자인·스토리·조화·공감·놀이·의미'의 여섯 가지 재능을 구비한 전인적인 인간을 말한다.
21세기 새로운 미래 세계를 지배하는 인재가 되고 싶을 때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240쪽,1만1000원.
서진영 자의누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