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 중소기업과 거래하고 있는데 연체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반월공단 내에 위치한 다른 지점들도 비슷합니다." 오금필 기업은행 반월공단 기업금융지점장은 "일선 점포에서는 연체와의 전쟁은 이젠 옛 이야기"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연체에서 해방되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일선 지점장들은 연체와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부실 여신 처리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지금은 "연체율이 너무 낮아 걱정"일 정도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국민 우리 하나 등 주요 은행의 연체율이 올 들어 크게 하락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지난 3월 말 현재 총 연체율은 1.62%(잠정치)로 지난해 말에 비해 0.08%포인트 낮아졌다.

우리은행의 3월 말 연체율도 작년 말 대비 0.07%포인트 떨어진 1.39%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연체율이 1% 밑으로 떨어진 하나 신한 기업은행 등도 연체율이 하락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3월 말 총 연체율은 0.93%를 기록,작년 말보다 0.02%포인트 낮아졌다.

통상 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계절적 요인(연말 집중적인 연체관리)으로 전년 말에 비해 높은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연체율이 작년 말에 비해 하락,실질 연체 감소 규모는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소기업 대출뿐만 아니라 가계대출 연체율도 줄어드는 추세다.

국민은행의 가계 연체율은 3월 말 현재 1.64%(잠정)로 전년 말보다 0.01%포인트 낮아졌다.

하나은행의 가계 연체율 역시 작년 말 0.83%에서 0.81%로 개선됐다.

이정권 국민은행 쌍문역지점장은 "올 들어 신규 연체 발생은 거의 미미한 상황이어서 연체 독촉 등 연체를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일손을 대출영업에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연체 우려로 인해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식으로 영업을 했지만 이제는 공격적인 대출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소 연체율이 높아지더라도 대출자산을 늘리는 게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