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전 두산그룹 회장)이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두산그룹은 4일 박용성 전 회장이 지난 2월 일신상의 이유로 파리에 본부를 둔 ICC의 회장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은 2004년 12월 총회에서 임기 2년의 제45대 ICC 회장에 선임된 후 올 연말까지 임기 1년가량을 남겨 두고 중도 하차한 셈이다.


두산 관계자도 "현재 ICC는 스웨덴의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이 박 전 회장의 후임을 맡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CC는 지난해 말 두산 비자금 사건이 터지자 당시 부회장이던 발렌베리 스칸디나비스카 엔스킬다은행 회장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어 박 전 회장이 2월 사의를 표명하자 발렌베리 부회장을 후임 회장으로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회장은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 또한 정지당한 상태여서 대외 직위로는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직만 유지하게 된다.


재계는 이와 관련,지난 2월 박 전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ICC 회장으로서 향후 세계무역기구(WTO) 등에서 우리나라 입장이 많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박 전 회장의 포부가 실현되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