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0원짜리 서울우유(1ℓ,백색)와 프리미엄급 PL(private label) 1호 제품인 4200원짜리 '이플러스 숲골우유'.이마트 음료 코너에 나란히 놓인 이 두 가지 상품을 두고 소비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할인점 이마트의 '실험'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 제품보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던 PB(private brand) 위주의 전략에서 선회,백화점에서나 볼 법한 고급 상품을 자사 기획 제품으로 내놓는 'PL 전략'을 추진키로 한 것.홍충섭 이마트 상품본부 부사장은 "가격에 초점을 맞춘 PB전략만으로는 매출을 늘리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가격지향형 상품뿐만 아니라 프리미엄형과 최신 유행을 주도할 트렌드형 상품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선보여 현재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자체 기획 상품 비중을 향후 4년 안에 25%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통업체의 판매망과 대형 제조업체의 생산력이 결합해 동일한 품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PB와 달리 PL은 유통업체의 상품 기획력이 보다 강화된 상품군을 말한다.


지난 1일 선보인 '이플러스 숲골요구르트'(500㎖,3900원)와 '이마트 숲골우유'가 대표적인 예다.


기존 PB인 '이플러스 우유'가 매일유업의 생산라인에서 제조된 상품에 이플러스라는 브랜드만 붙인 것인 데 비해 숲골우유는 이마트가 전북 임실의 유기농 목장을 선정,자체 기획한 고급 목장유다.


이마트는 생활용품 및 패션 분야에도 PL전략을 적용할 방침이다.


예컨대 생활용품 PB인 '자연주의'보다 15%가량 가격이 비싸면서 트렌드를 반영한 '프리티' 시리즈를 올 봄 신상품으로 1일부터 전국 30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프리티'는 유럽의 황실 식기나 '웨지우드''노리다케' 등 세계적인 명품 도자기의 조각 문양을 도입해 디자인이 한층 세련됐다.


홍 부사장은 "미국과 유럽의 할인점들은 이미 1990년대 초부터 PB라는 용어를 PL로 바꾸며 자체 기획 상품의 비중을 넓혀 왔다"며 "할인점이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이나 디자인에서도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으면서 영국의 경우 PL 매출 비중이 30%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