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핵심인재 확보에 나서는 기업이다. 초일류 기업의 토대는 우수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게 삼성의 인재 확보에 적극적인 이유다. 이건희 회장도 "똑똑한 한 명이 10만명을 먹여살린다"는 말로 우수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전략에 따라 삼성 각 계열사의 사장들은 매년 해외출장을 다니며 우수인재 발굴을 위해 몸소 나서고 있다. 각 사에는 해외 인재 확보와 관리를 위한 전담팀도 있다. 이 같은 적극적인 우수인재 확보 노력은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는 원동력이 됐다. 때문에 삼성의 인재확보 전략은 다른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핵심인재 찾아 삼만리 이건희 회장은 각 계열사 사장들을 만날 때마다 "당신들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인재들을 확보하라"고 지시하곤 한다. 국적에 상관없이 최고의 인재를 직접 발굴하라는 것.인재 확보는 내년 각 계열사 사장들의 인사평가에도 반영된다. 이 때문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수시로 해외를 드나들며 인재 발굴에 적극적이다. 직접 회사 전용기를 타고 현지 출장을 가기도 하고 자신의 집에 영입 대상 인재를 초청해 식사를 하기도 한다. 이윤우 삼성전자 기술총괄 부회장의 경우 인재 확보를 위해 2003년에는 러시아의 바우만공대와 모스크바대,지난해에는 중국 칭화대와 베이징대 등에서 강연을 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도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와 버클리대 등을 잇따라 돌면서 인재 영입에 나섰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도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0여명의 석사 및 박사급 인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삼성전기의 경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고병천 부사장이 발로 뛰며 인재 영입을 한다. 고 부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 등지의 우수대학을 돌며 핵심인재 30여명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해외 현지에서의 직접 채용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해 해외 현지에서 대졸 신입사원(3급)을 채용한다. 해외 대학을 나온 인재를 조기에 선점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을 시작으로 앞으로 유럽 중국 등에서도 해외 현지 정시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초일류급 대우로 사후관리 삼성은 핵심인재에 대한 대우도 초일류급으로 보장해준다. 그룹 내 핵심인재를 'S(Super)급'과 'A(Ace)급','H(High Potential)급' 등으로 분류,역할 수행 정도에 따라 갖가지 특전을 준다. 일부 S급 인재에 한해서는 아파트와 고급승용차 등 기본적인 대우 외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각 사별로 사장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는 'S(Super)급 인재'도 수두룩하다. 아울러 핵심인재에 대한 사후관리도 철저하다. 사장이나 주요 임원들이 핵심인재들에 대한 '멘토'를 맡아 직접 관리한다. 계열사별로는 삼성전자의 경우 윤종용 부회장 등 총괄 사장들이 매달 핵심인재를 만나 면담을 한다. 또 외국의 핵심인재들을 위한 도움 전담조직인 '콜 센터(Call Center)'도 운영 중이다. 전담인력이 24시간 대기하면서 핵심인재는 물론 가족들을 위해 병원 주택 자녀교육 비자 등의 불편사항을 해결해준다. 삼성전기의 경우 해외 현지에서 채용한 인력을 대상으로 한 '한국 지역전문가'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해외 법인의 현지 인력 중 우수인력을 선발,9개월간 한국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삼성의 기업문화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데 이어 올해는 중국과 태국 법인의 우수인재 6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