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8 16:51
수정2006.04.08 21:24
'거물 브로커들은 서로 통했다?'
거물 금융브로커 김재록씨를 비롯 본인 이름이 붙은 '게이트'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용호 진승현 윤상림씨 등 '게이트 4인방'의 묘한 인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으로부터 수십억원대 로비 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재록씨는 '이용호 게이트'의 당사자인 이용호씨와 초·중학교 동기동창.
'이용호 게이트'는 G&G그룹 이용호 전 회장이 '보물선 발견'이란 내부정보를 이용,삼애인더스 등 계열사 주가를 조작하고 수백억원을 횡령한 사건.하지만 2001년 9월 문제가 불거지기 직전만 해도 이씨는 부실한 기업을 골라 싸게 인수한 뒤 비싼 값에 되파는 전형적인 '기업사냥꾼'이었다.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매물로 내놓은 리젠트화재 역시 이씨의 타깃이었는데 때마침 김씨가 대표로 있던 아더앤더슨코리아가 리젠트화재 매각의 금융자문사를 맡게 됐다.
그러나 이씨가 아닌 제3의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결과적으로 두 친구 간의 재회는 우정 이상의 성과물을 내지는 못했다.
리젠트화재는 공교롭게도 진승현 전 MCI코리아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던 회사였다.
홍콩 리젠트 그룹이 한국에 설립한 금융지주사 코리아온라인(KOL)에 진씨가 30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리젠트화재는 리젠트증권 등과 함께 KOL의 자회사 관계였다.
'진승현 게이트'는 2000년 진 부회장이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열린금고 등에서 2300억원을 불법대출 받았으며 여기에 DJ정부 실세들이 연루된 사건.이로 인해 진씨는 2002년 7월 징역 5년형이 확정되면서 세간의 기억에서 희미해졌다.
그러나 진씨가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으로부터 15억원을 받고 법조브로커 윤상림씨에게 2억원 이상을 로비대가로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승현 게이트가 부활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대검 중수부는 얼마 전 윤상림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조사자료 사본을 넘겨받았다.
또 이용호 게이트 특별수사팀 소속의 검사가 대검 김재록씨 수사팀에 합류하는 등 김재록-이용호-진승현-윤상림 등 4대 게이트의 합동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