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정유업체인 에쓰오일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김선동 에쓰오일 회장은 30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략적 파트너를 찾아 자사주 28.4%를 넘겨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여건이 성숙됐다"고 밝혔다. 에쓰오일 최고경영자가 사실상의 경영권 이전을 의미하는 자사주 매각 방침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설(說)로만 나돌던 에쓰오일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며 후보 기업으로는 롯데그룹이 유력시되고 있다. 김 회장은 또 주총 후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사와 합작관계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해 아람코(35%)와 자사주 28.4%를 인수하는 국내 기업이 공동경영권을 행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에쓰오일은 아람코가 1대 주주이나 실제 경영권은 김선동 회장이 행사해 왔다. 김 회장은 매각 협상 대상이 어느 기업인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에쓰오일의 고위 임원은 "롯데로부터 제안이 와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장병수 전무는 "2004년 아람코로부터 에쓰오일 지분 매입에 대한 제안을 받고 대화가 진행됐으나 지금은 접촉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