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 부각으로 급등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8일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줄곧 강세를 보인 끝에 12.74%(1만원) 상승한 8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세계 2위 엘리베이터업체인 스위스계 쉰들러홀딩AG가 '경영참여' 목적으로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 KCC 등으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182만1892주(25.54%)를 매수했다고 밝힌 게 주가급등의 원인을 제공했다.


쉰들러홀딩AG는 공시를 통해 "이사 및 감사 선임과 정관변경,배당 등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현대엘리베이터와 제휴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경영진과 긴밀하게 협의해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송준덕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쉰들러측의 지분 취득 목적이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 간접참여를 통해 투자수익을 높이는 데 있다고 보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경영권 획득 목적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측은 적대적 M&A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위기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자사주를 포함한 현정은 회장측 지분율이 42% 가까이 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위협은 안 될 것"이라면서 "쉰들러의 매입의도에 대해서는 시간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시에서 밝힌 사업 제휴와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오간 얘기가 없다"면서도 "지난 27일 쉰들러측에서 현대엘리베이터를 방문해 지분 매입 계획을 포함한 여러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대주주 지분은 현정은 현대회장과 모친 김문희씨,계열사인 현대증권,자사주 등을 모두 합칠 경우 41.16%에 달해 쉰들러측보다 15%포인트 이상 많다.


여기다 현대종합금속 등 현대 관련 7개 친족회사가 13.13%를 갖고 있고 국민연금(1.94%),농협중앙회(1.79%) 등 국내 기관들이 보유한 지분도 있어 외국계에 의한 적대적 M&A 시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대그룹측 설명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