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로 16년 만에 무려 5만배의 수익을 올린 중국판 워런 버핏이 나타났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선전 주식시장에서 활동 중인 산시성 출신의 린위안(50). 그는 1989년 선전발전은행 주식을 8000위안(100만원)어치 매입,12만위안의 수익을 올린 이래 작년 말까지 주식 투자로 4억위안(486억원)을 벌어들였다.


린위안은 첫 투자에 성공한 이후 1990년대 초반 미등록 기업 주식을 사들여 1000만위안을 벌었고 90년대 중반부터는 성장 가능성이 큰 상장기업을 집중적으로 찾아내 이들 기업에 투자해 9배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다.


중국 주식시장은 한때 상하이 A주지수가 최고 2300포인트 가까이 오를 정도로 활황이었으나 이후 수년간 급락세를 지속,지금은 최고치의 절반 수준인 1300포인트로 곤두박질한 상태다.


이 와중에 중국 주식투자자의 80%가 손실을 입었으나 린위안만은 끄떡없었다.


엄청난 수익률에 중국 증권가에선 '중국 주식시장의 신화'라며 그를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까지 부르고 있다.


엄청난 수익률의 배경에는 린위안만의 독특한 투자법이 있었다.


그는 주식시장 분석 보고서나 정보지,주식 전문지 등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거시경제 정책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투자 대상 기업을 직접 찾아다니며 스스로 연구 조사하는 것이 그의 비결.


"정말 좋은 기업은 그리 많지 않지만 투자 가치가 있는 10여개의 훌륭한 회사들은 있게 마련이다.


훌륭한 기업이 나타나면 거의 매달 해당 기업의 동향을 연구하러 찾아다닌다.


기업 본사에도 가보고 경쟁 기업을 찾아가 보기도 하고 때로는 대리점이나 시장에도 들른다."


린위안은 "내가 사들이는 주식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는데 재고는 없고 현금흐름이 좋은 데다 이윤율이 높은 기업들"이라며 "전국 1300여개 상장기업 가운데 살만한 주식은 30개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자할 때 투자하고 쉴 때 쉴 줄 아는 그만의 투자 노하우도 '대박'의 또 다른 비결이었다.


린위안은 2001년 초 주가지수가 2100포인트까지 올라가자 주식 투자를 중단했다.


과열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그가 주식 투자를 그만 둔 이후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다.


주가가 충분한 조정을 거쳤다고 생각한 린위안은 2003년 8월 2년여 만에 다시 증시에 컴백했다.


다시 돌아온 그는 포트폴리오 방식으로 5개 우량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그해 말 1억7000만위안을 챙겼다.


이어 2004년과 2005년에도 그가 매입한 기업의 주가는 140% 상승,또 다시 2억위안을 벌어들이는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한편 중국 신문인 베이징 청년보는 린위안이 지난 16년간 본인의 이름이 아닌 40여명의 투자자들의 이름으로만 투자를 했다는 점을 들어 그의 주식투자 신화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