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직후 외환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서울 외환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만한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론스타가 막대한 규모의 외환은행 매각대금을 해외로 송금하기 위해 달러화를 사들이기 시작하면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주당 1만5400원에 인수하면 총 인수대금은 약 6조4000억원.문제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 대금을 원화로 지급하느냐 달러화로 지급하느냐 여부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론스타는 달러화 결제를 요구했지만 국민은행은 원화로 지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제시해 사실상 합의된 상태"라고 26일 말했다. 따라서 6조4000억원에 달하는 매각대금 대부분이 원화로 지급될 것으로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론스타가 국민은행으로부터 매각 대금을 받으면 본국 송금을 위해 달러화로 환전해야 하는데 그 규모가 만만치 않다. 6조4000억원을 원·달러 환율(23일 기준)로 환산하면 약 65억달러에 이른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하루 평균 거래량이 45억원 정도(2005년 기준)에 불과한 서울 외환시장에 65억달러에 달하는 달러화 매입 수요가 나올 경우 그 파장은 가히 폭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대금 65억달러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올해 배당금 송금 규모(약 40억달러)보다 훨씬 크다"며 "이 수요가 나오기 시작하면 원·달러 환율은 강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배당금 송금이 끝나는 5월부터는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팽배했었다. 그러나 국민은행이 론스타에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지급할 시기가 대략 5월 이후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배당금 송금이 끝난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진우 농협 금융공학실장은 "28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국 달러화까지 강세로 방향을 잡으면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