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의 부활에서 배운다] 2부 : (4) "속도가 가장 좋은 무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다케다 이페이 니치콘 사장(65)은 교토 기업인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교토 기업의 특징을 묻자 머뭇거리지 않고 '경쟁력'을 꼽는다.
그는 경쟁력의 의미를 "생존을 위한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수준의 것"이라고 설명한다.
교토 기업인들의 머리에는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지 않으면 회사를 운영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소개한다.
"도쿄에는 도시바가 있어 전자 부품산업이 클 수 있었지만 교토 기업들은 세계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제품을 팔 수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토 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확보하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집요하게 노력해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케다 사장은 "콘덴서를 만드는 기술은 니치콘이 아니면 안된다는 인식을 얼마나 심어줄 수 있느냐에 따라 회사 미래가 좌우된다"고 말했다.
해외 영업통인 다케다 사장은 1995년 오노공장 공장장을 맡은 직후 생산성 향상 운동을 전개했다.
작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의 의식과 납기 문제 등을 고민하면서 회사를 어떻게 끌고갈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세웠다.
1998년 사장에 취임하자 마자 그는 회사의 약점을 공개하며 스피드 경영을 하자고 주창했다.
알루미늄 박막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도 니치콘의 최대 약점인 불안정한 원자재 조달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였다.
또 경쟁을 하는 데 속도만큼 좋은 무기가 없다는 점을 임직원들에게 수없이 강조했다.
경쟁사회에 적합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전 사원을 대상으로 정신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회사 정보를 낱낱이 공개함으로써 투명경영 실천에 앞장섰다.
사장에 취임한 직후 수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을 때도 서둘러 이를 공표하고 투자계획을 통해 비전을 제시했다.
교토 기업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정공법으로 나간다는 게 다케다 사장의 설명이다.
일본 경기가 회복세를 타는 중이라고 진단한 그는 "불황기에 역량을 발휘한 교토 기업들에 경기회복은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한국 중소기업에 대한 평가에서는 "삼성 LG 등 대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일류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들도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면 세계 시장에서 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