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의 '빅2' 가운데 하나였던 외환은행이 사실상 국민은행 손으로 넘어가게 되자 LG카드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벌써부터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하나금융지주가 LG카드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도 한 치의 양보 없이 인수작업을 착착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외국계로는 메릴린치와 함께 강력한 매수 후보군 가운데 하나인 씨티그룹 역시 최근 '발목'을 붙들고 있던 노사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는 평가다. ◆LG카드 인수전에 하나도 뛰어들 듯 하나금융이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것은 현재로선 시나리오 수준이다.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고 하더라도 독과점 문제 등이 불거지면 하나금융에 '마지막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실낱같은 기대를 하고 있다. 끝까지 외환은행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가 완전히 물 건너 갈 경우 하나가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해 있었던 한국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LG카드가 어려울 때 자금을 투입한 채권은행단에 인수우선권은 줘야 한다"며 LG카드가 매력적인 매물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전의' 불태우는 우리와 신한 일찌감치 LG카드 인수를 선언한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외환은행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본격화할 인수전을 앞두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우리금융은 CSFB를 매각자문사로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LG카드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황영기 회장은 "외국 자본에 국내 금융회사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토종은행론'을 바탕으로 적극적 인수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신한금융 역시 LG카드 인수에 자신감이 넘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신한지주가 LG카드 인수에 참여할 경우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며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BNP파리바는 '경영권을 손대지 않는 범위 내에서 풀베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외국계의 움직임은? 강력한 인수후보인 씨티그룹은 "LG카드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정도의 원론적 얘기만 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한국씨티은행의 노사문제가 최근 원만하게 해결됨에 따라 LG카드 인수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LG카드 매각주관사 선정 과정에 빠져 'LG카드를 직접 인수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메릴린치의 행보는 베일에 가려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메릴린치 투자은행부문 공동대표인 한국계 다우 킴이 LG카드 인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인수전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