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자선세일' 노려라 … 명품등 최고 95%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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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자선행사가 '일석이조'의 쇼핑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우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 베풀 수 있다는 장점에다 '자선'이라는 명분 덕에 일반 세일행사보다 좋은 품질의 상품이 싼 값에 선보이기 때문이다.
주요 백화점들도 경기 회복으로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는 점을 활용,자사 이미지 제고를 목표로 자선행사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자선행사 제품,품질↑ 가격↓
2004년부터 열리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자선장터 '그린 마켓'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객이 판매를 위탁한 중고 명품과 무상 기부 제품을 판매,수익금을 전액 극빈층 가정의 아기를 위해 쓰고 있는 그린마켓에선 200만원짜리 페라가모 핸드백이 1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이 밖에 구치 등 명품 넥타이가 5000∼3만원,테스토니·이브생로랑 등의 중고 핸드백이 10만∼20만원,토즈 등 여성 샌들이 3만∼5만원 선에 거래됐다.
김준영 현대백화점 홍보팀 과장은 "고급 명품 등이 시중가보다 95% 정도 싸게 팔린다"며 "지난해엔 한 고객이 3대째 내려오는 미싱을 480만원에 내놓기도 해 특이한 물건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소개했다.
연말이나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정기적으로 열리는 일반 바자행사 역시 알뜰 쇼핑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
핸드백 넥타이 투피스 신사정장 와이셔츠 주방용품 등 잡화와 의류에 이르기까지 상품 구색이 다양하며 특히 백화점 협력업체들은 바자행사를 위한 특별상품을 마련,일반 세일 행사 때보다 10∼20%포인트가량 할인폭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 가장 돕기 바자'에선 평상시 행사 기간 중 3만5000원에 선보였던 넥타이가 1만5000∼2만원에 판매됐다.
◆현대백화점,이달부터 정례 개설
자선행사가 자사 이미지 제고에 높은 효과를 발휘하는 데다 최근 경기 회복 흐름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커지기 시작했다고 판단,백화점들은 자선행사 규모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2년간 시범 운영한 결과 지난해 30만명의 고객이 몰려 15억원의 수익금을 거두는 등 예상밖의 성공을 거둔 데 힘입어 오는 26일부터 전국 10개 점포에서 그린 마켓을 상설 점포화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영화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은 "압구정 본점은 매월 둘째주,넷째주 일요일에 실시하고 나머지 점포는 분기당 1회씩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상품 구색을 위해 아나운서와 함께 하는 그린 마켓,미스 코리아와 함께 하는 그린 마켓 등 다양한 테마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신재호 롯데백화점 판촉담당 이사 역시 "바자행사를 하면 협력업체에서도 일반 행사상품보다 더 좋은 상품을 싼 가격에 선뜻 내놓곤 한다"며 "앞으로 계절이나 특별한 날과 관계 없이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를 자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