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일이 8일이나 되는데 어쩌나.' 최근 서울 서초구 서일중학교에 다니는 큰 딸의 학사 일정을 받아본 정민숙씨(43)는 고민에 빠졌다. 추석을 전후해 자녀가 등교하지 않는 날이 무려 8일에 이르기 때문이다. 비록 9월30일 오전에는 학교를 가지만 오후부터 계산한다면 거의 9일을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다. 상당수 초·중학교가 일요일(10월1일)과 개천절(3일),추석 연휴(5~7일) 사이에 끼어 있는 2일과 4일을 재량휴업일로 정하면서 학부모들의 반응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학교별 중간고사 실시 시점에 따라 희비는 극명하게 갈린다. 정씨의 경우 딸의 중간고사 일정이 9월 마지막 주에 잡혀 있어 비교적 연휴를 여유롭게 보내게 됐다. 정씨는 "2학기가 시작된 후 겨우 한 달 만에 중간고사를 실시하지만 별 걱정은 없다"며 "어차피 학원을 다니며 평소에 보충을 하는데 학교에서 급하게 진도를 나간다고 아이들 학습에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정씨는 아이들과 함께 일본 등으로 관광을 떠나 모처럼 맞은 연휴를 즐겁게 보낼 계획이다. 자녀가 광진구 구이중학교에 다니는 김희숙씨(48)는 "대부분 학원도 이 기간 중 쉰다"며 "연휴를 뭘 하면서 보내면 좋을지 벌써부터 아이들과 함께 인터넷을 뒤지며 정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간고사 일정을 9일 이후로 잡은 학교의 경우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감은 크다. 수서중학교 학부모인 윤미현씨(44)는 "황금의 추석 연휴 내내 시험공부를 잘 하는지 감독해야 할 입장"이라고 푸념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석 특수'에 대비,그동안 단기 상품으로 적합하지 않았던 여행 코스를 집중적으로 선보일 방침이다. 인터파크여행의 한 관계자는 "지중해 터키 동유럽 코스 등 다양한 가족상품을 마련하고 있다"며 "특히 학부모가 대기업이나 외국계 회사에 다닐 경우 샌드위치 휴일을 연월차로 대체해 쉬는 경우가 많아 이번 추석 연휴는 그야말로 대목"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