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채용 2년내 자유 해고법' 반대 시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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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기업들이 근로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한 최초고용계약(CPE:Contrat Premiere Embauche)에 반대하는 학생과 근로자들의 시위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 프랑스 정권을 위기에 몰아놓고 있는 CPE가 왜 문제인지 문답으로 알아본다.
Q=문제가 되고 있는 CPE는 무엇인가.
A=고용주가 26세 미만의 사원을 채용한 경우 처음 2년 동안은 특별한 사유 없이도 해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고용주는 아무런 예고나 해명 없이도 종업원을 해고할 수 있다.
지난 9일 프랑스 의회를 통과한 기회균등법안의 핵심 내용으로 이 법은 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Q=지금까지의 근로계약과는 어떻게 다른가.
A=현재 프랑스 일반 근로자들의 임시고용기간은 1~3개월로 이 기간이 지나면 회사가 함부로 해고할 수 없다.
CPE를 적용할 경우 종업원들은 지금보다 훨씬 오랜 기간 신분 보장을 받지 못하게 된다.
Q=모든 기업에 예외 없이 적용되나.
A=종업원 수가 20명을 넘는 기업에 적용된다.
종업원 수가 20명 이하인 소기업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CPE와 유사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
소기업의 경우 나이와 관계없이 처음 2년 이내에는 언제든지 종업원을 해고할 수 있다.
Q=정부는 반대를 무릅쓰고 이 제도를 왜 도입했나.
A=높은 청년 실업률 때문이다.
15~29세 청년 중 약 17%가 실업자다.
프랑스 전체 실업률 9.6%의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빈곤층의 청년 실업률은 40%에 달한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총리는 CPE가 좀더 많은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제도를 채택할 경우 기업들이 직원 채용에 부담이 없어져 오히려 고용을 늘리게 되고 그렇게 되면 침체된 노동시장도 활기를 띨 것이라는 논리다.
Q=학생들과 노동계는 왜 반발하는가.
A=안정된 직장을 갖는 게 더욱 어렵게 됐다고 주장한다.
이 제도가 대기업의 고용주들에 의해 남용될 가능성도 크다고 경고한다.
노동조합과 학생들은 CPE가 노동 착취로 이어질 것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CPE 대신 정부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는 대체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파리지엥 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8%가 정부가 이 법안을 철회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Q=프랑스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는가.
A=빌팽 총리는 이 법안의 일부를 수정할 의향을 내비쳤으나 법 자체를 철회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 역시 시위대와 대화를 요구했지만 CPE가 청년 실업 해소에 아주 중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