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경영권 분쟁에서 아이칸 연대가 예상보다 높은 득표력을 보임에 따라 또 한번 격돌할 경우 KT&G 경영진이 패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칸측 우호세력인 프랭클린 뮤추얼 펀드가 올 들어 지분을 추가매집한 반면 KT&G의 지지세력인 국내 기관들은 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열린 주주총회의 사외이사 선임에서 아이칸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2명의 득표율은 참석주주의 47.88%에 달했다. KT&G측 후보 3명은 52.12%의 지지를 받았다. 당초 예상보다 외국인들의 아이칸 지지층이 두터웠던 셈이다. 문제는 최대주주인 프랭클린 펀드가 올 들어 지분을 추가매집했다는 점이다. 프랭클린은 올해 307만주(1.89%)를 사들이며 지분율을 작년 말 7.48%에서 9.37%로,의결권은 8.32%에서 10.38%로 높였다. 다음 주총 투표율도 이번처럼 76.6%라고 가정할 경우 아이칸측 지지 의결권은 47.88%에서 50.56%로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 반면 올 들어 국내 기관들은 26여만주를 내다팔아 의결권이 0.1% 줄었다. 이 때문에 아이칸측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거나 내년 정기주총을 통해 추가 이사선임,대표이사 교체 등을 성사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변수도 적지 않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주주총회가 끝난 만큼 장기적인 시간을 갖고 주주들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시간이 지날수록 방어하는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는 게 M&A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번 주총에서 아이칸측 사외이사 후보 지지를 표명했던 외국인 주주일지라도 대표이사 변경 등 아이칸측의 극단적 제안에는 거부감을 나타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 M&A 전문가는 "아이칸측이 높은 지지를 앞세워 강도 높은 압박전술을 펼치겠지만 섣부른 재대결을 시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