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수집광으로 유명한 이멜다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 부인(76)이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소송을 취하해 주는 조건으로 100억달러대 재산을 어느정도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년 동안 대통령 직속 '좋은정부위원회'(PCGG)와 맞서 끝까지 자신의 재산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이멜다 여사는 15일 자신의 변호사 시손을 통해 이런 제안을 PCGG에 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시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멜다 여사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계속 싸우기 보다는 협상하는 방안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그는 자신의 숨겨진 재산을 내놓는 대신 정부가 수백건의 민사소송을 취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PCGG는 1986년 '피플 파워'에 의해 마르코스 대통령이 물러나자 3일 만에 마르코스와 그 가족의 국내외 재산을 압류하기 위해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