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는 그저 흙이 발에 묻지 않게 하거나 옷 맵시를 돋보이게 하는 소품이 아니다.


'등산은 발로 한다'는 말처럼 산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중요한 발의 보호를 맡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등산화는 일단 땅으로부터의 충격을 근육이나 관절에 그대로 전달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산을 오르기 위해 힘을 가할 때 주어지는 운동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땅에 전달해 힘을 덜어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


등산화는 그 기능과 용도에 따라 더욱 세분화되는 추세다.


가벼운 산행에 사용하는 경등산화,장기 산행을 위한 중등산화,그리고 전문가들을 위한 전문 등반용 등산화가 있다.


이 밖에 계곡을 가로지르는 산행에 쓰이는 '워터슈즈'나 암벽 등반용 등산화 등도 있다.


따라서 디자인이 예쁘다거나 사이즈가 잘 맞는다는 이유로 아무렇게나 등산화를 선택하면 용도에 맞지 않아 일반 운동화를 신는 것만 못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등산화 하나로 사계절을 모두 나는 산악인은 많지 않다.


하계용과 동계용으로 각각 나뉘어 2켤레의 등산화를 장만해두고 계절에 맞춰 신는 것이 효과적이다.


봄 산행을 위해서는 여름용 등산화를 구입하면 무리가 없다.


최근에는 얇으면서도 보온효과가 뛰어난 등산양말이 많이 나오고 있으므로,굳이 두꺼운 양말을 고려해서 사이즈를 넉넉하게 선택할 필요는 없다.


등산화의 재질은 다양하지만 요즘에는 부드럽고 가벼운 경량 등산화가 인기다.


가벼운 경량 등산화를 선택하면 산을 오르는 발걸음이 훨씬 가벼울 것이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 발의 크기가 서로 다르다.


심한 경우 한 치수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따라서 반드시 양쪽 발을 모두 다 신어 봐야 한다.


그리고 아침보다도 저녁에 약간 발이 부어서 커지므로 등산화를 고를 때는 저녁을 기준으로 해서 골라야 산행 중에 발이 심하게 끼지 않는다.


사이즈 표시는 제조회사마다 기준이 다르고 같은 회사에서 만든 제품마저도 모델이 다르면 각각 다른 하청업체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있어 실제 사이즈는 조금 차이가 날 수 있다.


또한 같은 공장에서 만들어졌다고 할지라도 신발틀의 모양과 구조, 제조방법 등에 따라 표기 사이즈와 실제 사이즈가 다소 차이가 난다.


따라서 '내 사이즈는 얼마'라는 식으로 기억에 의존해 무작정 고르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반드시 직접 신어보고 보행 테스트를 해야 한다.


등산화 끈을 끝까지 다 조이고,일어서서 10m 정도를 왕복하며 걸어본다.


계단을 한 번 올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급형은 10만원대 초반이면 구입할 수 있고,전문가용은 30만원을 넘는 것도 있어 자신의 사용 용도에 따라 적당한 상품을 구입하면 된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