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아이칸 경영권 다툼 벌써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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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와 아이칸의 경영권 다툼은 내년 주총을 겨냥한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올 주총까지 10여일을 남겨두고 있지만 이미 승부가 아이칸 쪽으로 상당히 기울었기 때문이다.
양측은 이미 내년 주총을 겨냥한 우호지분 확보에 나섰다.
내년에는 곽영균 사장을 비롯한 상당수 임원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KT&G 경영권을 둘러싼 공방전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내년 주총이 문제
증권업계에서는 아이칸측 사외이사 후보 3인 중 적어도 1명은 사외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이칸측 우호지분으로 추산되는 35%의 의결권이 모두 행사된다면 KT&G로서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기업은행에 이어 삼성 미래투신 등 7개 자산운용사가 KT&G 경영진 지지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들 운용사의 보유주식 수는 전체 발행주식의 0.60%에 불과하다.
나머지 투신 보험 증권사와 국민연금을 합쳐도 8.9%다.
개인 및 일반법인이 8% 정도를 갖고 있지만 KT&G 경영진을 지지할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아이칸측에 사외이사 자리 2석을 모두 뺏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변수는 또 있다.
KT&G 이사회가 사외이사 자리 6석을 일반 사외이사 2석,감사 4석으로 구분한 데 대해 아이칸측이 반발,주주총회 의결권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최악의 경우 가처분이 받아들여져 6석을 놓고 투표를 벌이게 되면 아이칸측 후보 3인이 모두 당선될 수도 있다.
아이칸측 사외이사가 당선되더라도 KT&G 이사가 12명인 만큼 아이칸측이 이사회를 장악할 가능성은 작지만 시시콜콜 경영에 간섭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자회사인 인삼공사 상장,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놓고도 계속 경영진과 마찰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KT&G 백기사 확보 전력
KT&G는 현재 자사주 매각,신주 발행 등 우호세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JTI(재팬타바코) 외에 국내 금융권과 연기금,일반 법인 등을 놓고 후보군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할 만한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
JTI의 경우 일본 공기업인 만큼 메리트를 따져 보지 않고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만무하다.
한 외국계 증권 관계자는 "우호세력으로 등장하더라도 그 역할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권의 지원을 바라기에도 걸림돌이 많다.
투자가치 여부가 관건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SK와 소버린의 경영권 분쟁 당시에는 SK의 주가 상승여력이 높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며 "하지만 KT&G의 상승여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권이 나설 경우 아이칸을 비롯한 외국계 주주들의 반발도 불보듯 뻔하다.
실제로 8일 최대주주인 프랭클린 뮤추얼 펀드는 KT&G의 자사주 매각 움직임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백광엽·고경봉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