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석유자원 확보에 관한 한 천수답으로 농사를 짓는 수준이다. 2003년 갑자기 몰아닥친 한파로 난방용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폭증,국내 재고분이 단 하루치로 떨어져 비상이 걸렸지만 석유시장에서의 개발이나 탐사 활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전세계에 걸쳐 개발권이 입찰에 부쳐진 광구 수는 모두 1773개에 달하나 우리나라 기업이 따낸 것은 석유공사가 예멘에서 3개의 광구 채굴권을 얻어낸 것이 전부다. 외국 기업이 주체가 되고 한국기업은 일부 지분 참여를 통해 계약한 것까지 합해도 16건에 불과해 입찰에 부쳐진 전체 광구의 1%도 채 안된다. 리비아에서만 무려 59개의 광구가 매물로 나왔지만 모두 미국 유럽 일본 업체들이 가져가고 한국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정부와 석유공사,민간기업들이 2004년 해외 에너지 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6억7000만달러로 같은 해 BP의 투자금액 154억달러의 20분의 1도 안된다. 엄청난 규모와 기술력,자금력을 가진 BP나 셸 엑손모빌 등 세계 석유 메이저들과 한국 기업을 직접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과 기술 수준이나 자금력이 비슷한 경쟁국과 비교해도 해외 광구 개발이나 세계 시장 동향에 대한 자료나 정보 수집 활동 면에서 뒤져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구 채굴권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특정 전략지역을 선정해 그 국가나 사회에 대해 지속적이고 심도 깊은 연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그저 몇개의 광구를 갖고 있느냐,혹은 당장 딸 수 있는 광구가 어디냐 등 단기적이고 숫자로 드러나는 부분에만 큰 관심을 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