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폐암치료제 '이레사'가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 효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암학회 항암요법연구회 폐암분과장 박근칠 교수팀(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혈약종양내과)은 국내 8개병원에서 2003년 7월부터 12월까지 화학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비(非)소세포 폐암 환자 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9%(32명)가 이레사를 2차 약물로 복용 시 암의 진전이 멈추거나 종양의 크기가 줄어드는 임상적 반응을 보였다고 최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레사(1일 1회 250mg)를 복용한 진행성 비소세포 폐암환자 중 20.6%(13명)가 종양이 50% 이상 줄어들었고 호흡곤란,기침,전신쇠약 등 전반적인 증상이 개선됐다. 이는 서양인의 10.4%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치라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이는 20003년 이레사 임상연구결과에서 서양인(10.4%)에 비해 일본인(27.5%)에 더욱 뛰어난 효과를 보였던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연구결과라고 병원측은 덧붙였다. 또 지난해 초 발표된 이레사의 생존율 평가연구 결과 전체적으로 생존 기간의 차이는 없었으나 위약군(5.5개월)과 비교해 동양인 환자(9.5개월)의 생존 기간을 4개월 이상 연장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이레사의 부작용은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벼운 피부발진과 설사 등 일반적인 부작용은 6.2%(4명)에 불과했다. 박 교수는 "기존 항암 치료에 실패한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이 이레사로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또 한번 확인했다"며 "특히 이레사가 동양인에게 더욱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는 점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 만큼 앞으로도 그 치료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레사는 개발 단계부터 하루 한 알 복용하는 경구용 약제로 말기 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주목받았다. 한편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11월 미국·유럽 연합종양학회에서 첫 발표돼 큰 관심을 끌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