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새로운 로마 제국이 되려는가? 미국과 로마를 비교역사학 관점에서 살펴본 '제국의 부활'(페터 벤더 지음,김미선 옮김,이끌리오)이 던지는 질문. 저자는 런던국제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출신의 저널리스트.그는 미국과 로마의 근본적인 차이점과 놀랄 만한 유사점을 관찰한다. 약 2000년의 간격을 두고 세계역사의 정점에 등장한 로마와 미국 사이에는 차이점이 상당하다. 로마는 무기를 앞세운 도시국가였고 미국은 경제력을 앞세운 연방국가다. 그러나 이들은 수많은 공통점들을 갖고 있다. 저자는 그 중 하나로 '섬'이라는 지정학적 특수성을 든다. 이탈리아와 북아메리카라는 '섬'에서 성장했으며 바다가 더 이상 자신들의 보호막이 되지 못했을 때 그들은 방어 목적을 앞세우며 밖으로 팽창하게 됐다. 두 나라는 안보정책에서 출발해 세력정책으로 나아갔으며 마침내 세계 유일의 강대국이 됐다. 그러나 여기서도 변곡점은 존재한다. 도시국가 로마는 제국이 됐고 공화정은 군주정으로 바뀌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근본적인 질문을 또 던진다. "이제 미국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미국은 제국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미국은 민주주의를 희생해야 하고 유럽을 적으로 돌려야 하는가?" 376쪽,1만3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