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주택용품 전문회사인 홈데포가 로버트 나델리 회장의 '군대식 경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 최신호(3월6일자)가 보도했다. 나델리 회장이 사령탑에 오른 2000년 12월 이후 5년간 홈데포의 매출은 74%,순이익은 123% 늘었다. ◆'전사를 고용하라' 나델리 회장 취임 후 홈데포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군 복무자 채용이 대거 늘었다는 점이다. 2003년 1만명,2005년 1만7000명의 군 복무자가 가세하면서 현재 홈데포 전체 직원 34만5000명의 13%인 4만5000명가량이 '군인 출신'이다. 군 복무자 비율이 4%에 불과한 월마트와는 대조적이다. 체인점 경영자 육성을 위해 2002년 문을 연 '홈데포 체인점 리더십 프로그램' 이수자 1142명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528명은 하급 장교 출신이다. '밥(로버트의 애칭)의 군대'로 불리는 이들 중 100명 이상이 이미 체인점 운영에 뛰어들었다. 걸프전 참전 용사로 지금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홈데포 체인점을 운영하는 돈 레이씨는 "군대에서 적과 전투를 벌이듯 홈데포에선 고객과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나델리 회장은 "총구를 겨눈 적군과 맞닥뜨리는 것이나 성격이 거친 고객과 만나는 것은 비슷하다"며 "(전쟁의) 임무를 잘 이해하는 군 출신들이 시장에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에 전력 투구 '정확한 명령 전달'과 '낙제생 추방'도 나델리 회장의 군대식 경영이 가져온 혁신이다. 홈데포의 사내 TV인 '더 세임 페이지'는 2000여개에 달하는 홈데포 체인점에 '이번 주 가장 중요한 임무'를 끊임없이 전달하고 있다. 또 170명의 홈데포 임원 가운데 98%가 2001년 이후 새로 선임됐을 정도로 실패한 경영진은 가차없이 짐을 싸야 한다. 체인점 관리도 중앙집권화했다. 각 체인점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중요한 경영 지침을 이메일을 통해 점장에게 직접 전달한 것.여기에만 11억달러의 비용이 들어갔지만 이후 산만하던 재고 관리는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000년 469억달러였던 매출은 지난해 815억달러로,이 기간 순이익은 26억달러에서 58억달러로 각각 뛰었다. 비즈니스위크는 "나델리 회장의 군대식 경영은 결국 영업 활동을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재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델리 회장은 학도군사훈련단(ROTC) 출신으로 아버지 레이몬드도 2차대전에 참전했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