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등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아온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가 24일 의회를 전격 해산했다. 이에 따라 태국에서는 당초 예정보다 3년 앞당겨 오는 4월2일 조기 총선이 치러지게 됐다. 탁신 총리는 이날 푸미폰 아둔 야뎃 국왕을 만나 선거일정에 대해 동의를 얻어낸 뒤 기자들에게 "의회를 해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탁신의 의회해산 선언 뒤 국왕은 포고령을 통해 오는 4월2일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포고령은 긴장된 정치상황이 폭력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선거가 필요하다며 "의견 차이가 심각한 정치적 분열을 야기할 때 태국을 포함한 민주사회의 일반적인 해결방식은 의회 해산 및 조기총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정치권력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탁신은 의회 해산 선언 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자신이 조기총선을 지휘할 것이라며 "선거에서 국민의 결정이 무엇이든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탁신 총리가 이날 전격적으로 의회를 해산한 것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야당과 시민들의 시위가 연일 지속되자 국면 전환을 위한 '승부수'를 들고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자신의 일가가 소유한 '친 코포레이션'이 거대 지분(49.6%)을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 테마섹에 무려 19억달러(약 1조8400억원)에 넘기면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들로부터 광범위한 비난과 사임 압력을 받아왔다. 현지 소식통들은 조기 총선이 이뤄지면 탁신 총리측이 저소득층과 농촌 지역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다시 총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체 500석인 하원에서 현재 124석을 보유하고 있는 반대파 역시 총리 불신임안을 상정하기에 충분한 200석 이상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 탁신의 앞날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의회 해산으로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태국 정국은 혼미를 거듭할 공산이 높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