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 AI가 유행했던 2003년 말 닭 오리 등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데 참여했던 11명의 혈청을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보내 AI 바이러스인 'H5N1' 항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4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24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AI 위험지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AI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부는 "가금류 살처분 과정에 참여했던 2000여명 중 증상이 의심되는 31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검사한 결과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11명의 혈청을 미국 CDC에 보내 항체검사를 실시해 왔다"며 "결과는 23일 저녁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본부는 "이들 감염자는 '무증상 감염'으로 H5N1에 감염되긴 했지만 겉으로 드러난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하는 AI 환자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본부는 감염자 4명 가운데 직장인 3명에 대해선 직접 만나 무증상 감염 상태임을 확인했으며 가족들도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나머지 1명도 군인 신분으로 살처분에 참여해 제대 후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이며 건강한 상태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오대규 질병관리본부장은 "검사를 받지 않은 살처분 종사자들의 혈청 1600건 모두에 대해 항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AI 환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청정상태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