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휴대용 단말기인 지상파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휴대폰의 핵심 제조기술이 유출된 혐의가 포착돼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일반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휴대폰이나 컴퓨터 기능이 일부 첨가된 스마트폰 기술을 빼돌리다 적발된 적은 있었지만 이보다 기술력이 앞선 지상파 DMB폰 기술이 유출된 의혹이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이건주 부장검사)는 휴대폰 제조업체인 팬택에서 지상파 DMB 휴대폰 신형 개발팀 연구원으로 일하던 김 모씨가 지난해 말 KTF의 자회사인 KTFT로 이직하면서 팬택이 개발 중인 지상파 DMB폰의 핵심 기술 자료를 빼돌린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말 김씨가 근무 중인 KTFT 사무실과 김씨의 집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최근 김씨를 피의자 자격으로 소환,조사했다.


특히 검찰은 팬택에서 지상파 DMB폰 신형 개발팀의 주력 연구원으로 일한 김씨가 핵심 기술을 빼돌린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팬택은 지난해 12월 김씨가 대학원에 진학한다며 회사를 그만둔 뒤 회사의 전직 금지 규정을 어겨가며 KTFT로 옮겨 예전 업무와 동일한 지상파 DMB폰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김씨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팬택은 또 김씨가 회사를 그만둔 뒤 회사의 영업비밀로 분류되는 자료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결코 알 수 없는 내용을 팬택 내 다른 동료에게 전화로 물어온 점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씨가 가지고 나간 자료가 대부분 일반에 공개돼 있는 지상파 DMB 기술은 아닌 것으로 보고 KTFT 관계자들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상파 DMB폰은 지상에서 전송한 주파수를 받아 TV 프로그램을 보는 휴대폰 단말기로 위성파 DMB 폰과 함께 '손 안의 TV'로 불리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차세대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삼성과 LG,팬택 등 주요 3사가 관련 기기 개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후발주자인 KTFT와 VK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