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집단사의' 교보생명엔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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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업계 3위 회사인 교보생명에 과연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열린 교보생명의 임원 정례미팅 자리에서 박성규 부사장은 경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대표이사직 사의를 표명했고,이어 황용남 부사장이 '집행 임원들도 함께 책임을 지자'고 제의함에 따라 참석 임원 중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창재 회장은 "임원들 의견은 3월 초 정기 인사 때 반영하겠다"며 일단 사표를 반려했다.
박 부사장의 표면상 사의 표명 이유는 최근 건강보험을 비롯한 보장성보험 상품의 특약을 이용한 보험사기 및 보험 범죄가 크게 늘어나면서 보험금 지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보생명의 위험률차(보험료 산정 때 적용하는 예정사망률-실제사망률) 이익률은 7.1%로 삼성생명(30.2%),대한생명(14.7%)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교보생명 내부에선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여러 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경영진의 대응 미숙으로 경영실적이 더욱 악화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교보생명의 당기순이익은 2004회계연도 3800억원 수준에서 2005년에는 절반가량인 2000억원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실적 요인 외에 경영 방식을 둘러싼 경영진 간 갈등이 이번 파문을 불러왔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 부사장의 경우 신용호 창립자의 동생인 신용희 전 회장 일가(지분율 13.27%)의 이해를 대변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간에도 경영 현안에 대해 신 회장(37.25%)과 대주주 간 이해 대립이 있다는 얘기가 적지 않게 흘러나온 터였다.
따라서 이번 파열음을 그런 갈등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교보생명은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자본 확충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그런 차원에서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상장과 증자 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최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41.26%)의 보유 지분 매각과 관련,인수·합병(M&A)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교보생명은 위험률차 이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암보장특약과 건강생활특약에서 지급되는 암수술비와 성인병 수술비를 삭제하고 CI(치명적질병) 특약을 없앴으며 재해치료특약에서 보장되는 골절 중 치아골절을 제외하는 조치를 21일 취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