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우회상장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이에 따라 코스닥 우회상장 관련종목 주가가 21일 급락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우회상장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상장 후에도 공시규정을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감위는 비상장기업이 상장기업을 인수합병(M&A)해 상장된 이후에도 투자자들이 우회상장 사실을 알 수 있도록 공시 규정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감위는 이와 함께 직접적인 합병 외에도 제3자배정 증자와 결합된 영업양수도,주식교환 등도 우회상장에 포함시키는 등 우회상장에 대한 개념도 명확하게 정의할 방침이다.


또 증권선물거래소의 상장심사도 강화돼 우회상장을 통한 시장진입의 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금감위는 수익성 없는 일부 바이오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잇따라 우회상장을 통해 증시에 진입,투자자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거래소를 통해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결과를 토대로 우회상장 추진 장외기업의 재무상태를 평가하는 외부회계법인을 감독당국이 지정하는 등 기업가치 산정을 보다 엄격히 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우회상장한 코스닥 기업은 76개사에 달했으며 현재 우회상장을 추진 중인 비상장사도 엔터테인먼트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50여개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우회상장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경우 기업가치 평가액이 자산가치의 평균 4배에 달하는 등 기업가치 부풀리기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우회상장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다는 소식으로 티엔터테인먼트가 우회상장한 나코가 하한가를 기록했으며,씨앤필림을 인수한 뒤 이김프로덕션과 합병을 진행 중인 호스텍글로벌도 12.95% 급락했다.


또 최근 영화배우 정준호씨가 증자에 참여하면서 강세를 보였던 젠네트웍스도 9%대의 낙폭을 보였다.


김수언·김태완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