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술을 호시탐탐 노리는 외국 업체들이 자국 정부의 산업시찰단 등을 통해 공공연히 핵심 생산설비에 접근하는 사례가 늘면서 기업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특히 일부 외국 업체들은 한국 정부나 자국에 사업장을 가진 국내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압력'을 행사,핵심 시설을 손쉽게 견학하는 일도 많아 보안 관련 실무자들을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선진 사업장을 체험한다는 명목의 외국 산업시찰단 방문이 급증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이들에 의한 기술 유출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대기업인 H사 관계자는 "최근 산업시찰단을 가장한 산업 스파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가급적이면 이들의 생산라인 방문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정부나 그룹 고위층으로부터 압력이 들어올 경우 방문을 허락하지 않을 수 없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K사 관계자도 "하루에도 수차례씩 외국 업체로부터 생산라인이나 연구소 방문을 허용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면서 "방문단의 성격이나 인적 구성 등을 검토해 선별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방문단원으로 교묘히 위장한 산업 스파이를 골라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